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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2019.12.31] 1년 회고

묵지수 2019. 12. 31. 22:01

2019년 12월 31일

올해의 마지막이다.

 

내가 살아왔던 1년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1년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을 꿈꾸는 임용고시 준비생,

교생선생님,

졸업을 앞둔 컴퓨터공학과 취준생,

부스트캠퍼

 

순서대로 올해의 나를 표현하는 말들.

참... 돌아보니 뭐가 많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많은 일들이 있던 한 해였던 만큼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1년 회고를 써보자고 생각했다.

듬성듬성 작성했던 하루 회고를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 써야겠다는 각오와 함께...

 

 

고시원으로


올해 초, 고시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임용고시를 보기 위해서.

 

나는 성적에 맞춰서 서울권의 대학에 진학했다.

문과생이 공대로.

 

돌아보면 컴퓨터공학과는 나랑 그렇게 사이가 나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교차지원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하지만 이 분야에 실력자는 너무 많고 나는 실력자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이 길을 내 길이 아니야 라고 생각했었다.

 

그럼 난 뭐하면서 먹고 살지?

교직이수?

나 초등학교때 장래희망이 선생님이였고 고등학교 때 애들이 수학문제 물어보면 가르쳐주는거 좋아했는데.

선생님하면 방학도 있잖아? 앞으로 컴퓨터 선생님도 많이 뽑을거라네? 이거 해야지!

라고 대학교 2학년 때 복학 했을 때부터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차악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그다지 하고 싶지는 않지만 딱히 하고 싶은것도 없었으니깐.

 

그렇게 공부 열심히하면서 성적도 나쁘지 않았고 개발이 꽤 잘맞았던 것 같다.

장학금도 받고 무난하게 시간이 흘러서 올해 초부터 임용고시를 준비하러 고시원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내 책상은 물론이고 노트북에는 임용고시 관련자료가 한개도 없다.

 

iOS??


작년 말 12월 중순쯤, 학교에서 겨울학기 ios교육을 한다면서 모집하더라.

뭔가 해보고 싶었다. 재미있을 것 같고 나중에 내가 선생님을 한다면 방과후 때 ios앱개발을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신청을 했고 붙었다.

그렇게 해서 작년 12월 말부터 올해 1월말까지 ios앱 개발 교육을 받게 되었다.

 

근데 너무 재미있었다.

개발에 처음 재미를 느낀 순간이었다.

내가 작성한 코드가 그대로 내 폰에 보이고 코드를 짜는게 즐거웠다.

그때 처음으로 아침부터 새벽까지 코드만 짰던 것 같다.

 

내가 처음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먹은 시기 였고,

그래서 내 책상과 노트북에는 임용고시에 관련된 자료는 한개도 없다.

 

 

대학교 4학년 취준생, 교생선생님


임용고시를 준비하려고 고시원에 들어갔지만 개발자로 꿈을 바꾼 나는 개강을 하고 멘붕에 빠졌다.

취준을 해야되니 자소서를 써야지 하고 들어갔지만 쓸게 없었다.

글재주도 없었다.

개발자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되는지도 몰랐고 시간이 없으니 괜히 초조하기만 했다.

 

당연히 쓰는 곳마다 떨어졌고 졸업작품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그러다가 교생을 나가게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은 나쁘지 않았고, 교생의 입장에서 보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정말 좋았다.

근데 거기까지였다.

내가 진짜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ios교육을 들은것에 대해 다시 한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좋은 기회를 얻게되어 네이버 핵데이에 참여하게 되었다.

 

 

네이버 핵데이


올해 내가 생각하는 세번의 터닝포인트 중에 두번째이다.(첫번째는 ios교육)

 

좋은 멘토분과 팀원들을 만났고 난생 처음으로 PR을 보냈고 코드리뷰를 받아보았다.

협업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았고 재미를 느끼고 더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네이버 핵데이를 재미있게 끝내고 여차저차 시간이 흐르고 올해 마지막 터닝포인트가 나에게 다가왔다.

 

 

부스트캠프


커넥트재단에서는 부스트캠프라는 개발자의 성장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올해는 풀스택 웹개발자 양성, 지속 가능한 개발자 양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되었다.

 

나는 원래 ios개발자를 희망했다.

웹은 관심도 없었고 해본적도 학교 팀플 과제 때문에 복붙으로 코드를 작성한 경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부스트캠프라는 좋은 기회를 외면하고 싶지 않았고, 과정을 수료한 뒤에 ios를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웹을 배우면 소프트웨어의 전반적인 동작 흐름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고 ios를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도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했고 6개월 가량의 시간을 부스트캠프와 함께 보내게 되었다.

 

돌아보면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았다.

앞으로 나의 개발자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순간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개발이 무엇보다 재미있어졌고 함께하는 것의 중요성과 남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라는 큰 교훈을 얻었다.

힘들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부스트캠프가 끝난 지금, 나는 번아웃이 크게 왔다.

나는 취준생으로 돌아왔고,

다시 자소서를 쓰고 코딩 테스트 준비를 하고 면접 준비를 해야 한다.

앞으로 부스트캠프에서 했던 것처럼 개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6개월의 과정을 거치고 나서 나에게는 무엇보다 사람이 남았고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있어서 부스트캠프는 지속 가능한 개발자를 넘어선 지속 가능한 사람이 될 수 있게 만들어준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2020


올해는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다른 해보다 뜻 깊었던 해였다.

생각을 가장 많이 했고 느끼게 된 것이 많았다.

멋진 사람들을 보면서 닮고 싶은 점을 많이 보게 되고, 내가 가진 고치고 싶은 특징들도 알게 되었다.

 

기억보다는 기록

기록을 잘하는 것 보다 일단은 기록을 하는 사람이 될거다.

나는 성격이 급한 편이다.

개발을 할때 에러가 발생하면 고치기에 급급하고 기록을 잘 안해두는 편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에러에 대해서 매번 검색을 하고 고치면서 시간을 낭비하는 편이 많았던 것 같다.

기록을 잘 해두었으면 빠르게 해결되었을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왜 기록을 안할까?

기록하는 성격이 급해서 그러는 것 같다.

빨리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화면을 보고싶고 그 다음에는 다음 기능을 구현하고 싶고 그러다보니

순간 순간 발생하는 트러블에 대해서 기록하거나 공부한 내용을 기록하는 과정을 건너뛰게 된 것 같다.

 

또,  정리를 하려고 시작하면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강박이 있다.

관련된 많은 자료를 찾아보아야 되고  말 하나하나에 생각을 깊이 해서 써야 한다.

그러다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있고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아예 기록의 과정을 건너 뛴 경우가 많았다.

 

잘하려고 하지말고 일단 기록을 시작하자. 이게 내 2020 첫목표이다.

 

초조해하지 말기

항상 초조했다.

내가 남들보다 뒤처지고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고 해놓은 것도 없다고 생각이 들면 매번 초조했다.

그러면서 하고 있는 일을 빠르게 마무리 하려고 하게되고 나중에는 후회를 하곤 했다.

좀 더 꼼꼼히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이쁘게 하려고 할걸.

 

2020년에는 이 초조함을 버려보고 싶다.

솔직히 버리기는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무의식적으로 어쩔수 없이 초조해지는거니깐.

그래도 나는 아직 젊고, 개발자가 되고 싶다고 마음먹은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

해결법은 딱히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게 좋은거라고, 즐기자.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여락지자.

 

개발만 하지말기

부스트캠프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좀 그만하세요 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재밌어서 나는 계속 했고 이 마음 상태가 계속 갈 것 같았다.

근데 지금 부스트캠프가 끝난 이시점에 번아웃이 온 것 같다.

 

6달동안 쉴 틈 없이 달려왔디.

재밌다고 해도 계속 하면 독이 된다고 느꼈다. 맛있는 음식을 계속 먹으면 질리는 것처럼.

취미를 찾아야겠다. 독서라든지 운동이라든지.

취직을 하게되면 공방같은 곳을 나가서 의자나 책상같은 가구 같은거 만들고 싶다.

취미가 없더라도 개발만 계속하는 생활은 지속적인 개발 커리어를 위해 자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솔직히 지금 조금 마음이 심란한 상태이다.

다시 취준을 하면서 알고리즘 실력도 많이 부족한 것을 느끼고,

전공지식도 많이 부족하고 남들과 비교하면서 시무룩해진다.

 

그런데 회고를 쓰면서 조금 풀렸다.

올 한해를 돌아보니 정말 많은 게 남았던 한 해였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당장 내가 취업이 되지 않아도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것이 생긴 것 자체가 큰 수확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초조해하지말고 앞으로 올 2020년을 보내자.

그거하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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